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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갤러리
 
작성일 : 07-11-16 11:32
박각시 오는 저녁
 글쓴이 : csant (211.♡.159.232)
조회 : 301,944  
가슴 속이나 일상의 허기가 그저 그렇게
온 몸으로 더듬어 오는 날은 詩를 뒤적거리게 된다.
박꽃 피는 저녁을 박각시 오는 저녁이라
제목을 달은 시인 백석의 서정에 하루 내내
허탈했던 기분이 싹 앗아가도록 하였으니
작가의 흐름에서 오는 분위기는
약을 먹지 않아도 낫는 명약같기만 하다,

박각시 오는 저녁

                /백석/

당콩밥에 가지 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횅 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
람을 쐬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다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썩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한울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
가을의 높은 하늘을 하루에도 열두번 안았다 내렸다 하는
그런 나이...울 님들의 가을에 따사로운 햇살 한줄기 내려 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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