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대메뉴3 > 링크 > 지금의 메갈사태를 내다본(?) 글 (언론반응 관련)

안티딴지일보 글입니다.

강남역 살인사건 발생시에 올라온 글인데...

지금 진중권교수, 손석희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생각나 소개합니다.

하도 세상이 어지럽다보니,

이 글이 무슨 선견지명을 가진걸로 느껴지는게 아니라

단지 어지러운 세상을 어지럽다고 얘기한 글로

느껴지기도 하네요....

참고로... 이 안티딴지일보라는 곳은

조선일보 식의 보수사이트가 아니며

도리어 조선일보와 대척점에 선 곳에 가깝습니다....

-------------------------------------------------

요번 강남역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추모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단계를 벗어난지 이미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반나절이 멀다하고 여혐 및 남혐 풍조에 대한 얘기가 기사를 덮고 있으며, 그에 관련된 네티즌들의 논쟁도 계속되어가고 있다.

예전부터 온라인을 경험한 사람들 대부분이 예상했겠지만, 언젠가는 이 문제로 현실에서 큰 갈등이 터질것을 예상하기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그 현실갈등의 시작이 이제 시작된 느낌이고, 총수가 보기엔 그 갈등은 생산적인 합의와 반성을 이끌지 못하고 피차간에 악감정만 만들고 그 상태에서 휴전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녀간의 갈등과 악감정으로 인한 대립이 처음 시작된 것은, 94년의 군가산점 폐지 논란때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 때 군가산점이 마땅한 보상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과, 그건 불공평하다고 주장하는 여자들이 서로 패가 나뉘어 싸움을 벌였다. 총수도 당시 하이텔에서 토론에 참여한 적이 있었으며, 그 때부터 벌써 남성들이 여성들의 이기적인 모습에 크게 실망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의견이 다른게 문제가 아니라, 억지와 비이성적인 토론의 태도에 놀랐다는 의견을 보인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다. 군가산점 폐지가 온당하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거짓말과 유언비어 유포를 주저하지 않던 여성 유저도 기억에 남고.

그 이후, 하이텔 등에서 활약한 몇몇 논객들을 비롯해서 남녀갈등이 벌어질만한 일이 많았고, 2000년대 들어와서는 2001년 부산대학교 여성 웹진 "월장"이 예비역(복학생)들을 대학의 적이라고 주장하는 창간호 기획기사를 내는 일도 있었다. 그 후, 결혼비용 문제, 데이트비용 문제, 루저의 난, 된장녀 논란 등등 여러가지 남녀갈등 성격의 사건 및 논란들은 잊을만하면 터져나오고는 했다.

이 논란들의 성격들이 과연 어떤 모습을 갖고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은 바로 지금 언론들이 그렇게 얘기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여성혐오"라는게, 그 실제 모습이 과연 무엇인지를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런 여러 사건들이 있어왔을 때, 남자들의 꾸준한 입장은 "여자라서 싫은게 아니라 비이성과 몰상식이 싫은 것"이고, 그 비이성과 몰상식을 합리화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입장은 남자들의 그 지적을 "여혐"으로 왜곡해왔다. 사실 그걸 부정할 수는 없지 않은가.?

가정해보자. 월장사태, 루저의 난 사태와 똑같은 행동이 여자가 아닌 남자의 손에 의해 여자를 공격하는 형태로 벌어졌다면, 여자들은 과연 그런 남자들을 칭찬할까? 아닐 것이다. 여자들부터도 절대 그런 남자들을 칭찬하지 못할 것이다. 남자들도 똑같다. 이런 문제는 남자 여자의 성별이 문제가 아니라, 성별을 떠나 객관적인 측면에서 보아도 비판을 들어야 할 문제였다. 그런 문제에 대해 가해지는 비판을 "여성혐오" 및 "마초질"이라고 주장해 온 것이 그동안 한국 페미측이 벌인 솔직한 태도 아니었는가. (다만 여기서, 한국 여성 전부가 한국 페미라고 규정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이런 태도는, 일단 상대방에 대한 "믿음"을 약화시키기도 했다. 의견이 달라도 좋고 말이 안통해도 좋으니 일단 상대방이 "올바르고 이성적인 생각은 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논란이고 뭐고 있을 수 있는 것인데, 한국의 남녀간 논쟁에서는 바로 그 믿음이 약해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토론을 더욱 피곤하게 만들었다.

또한 이번 문제의 특징은, 갈등 및 혐오 조장에 언론이 적극적인 활동을 자발적으로 행했다는 것이다.

총수가 보기에는 "언론의 성숙되지 못한 태도" 역시도 남자들의 서운함에 부채질을 했다고 생각된다. 여성의 이기적인 태도 및 몰상식한 모습에 대해서는 보도를 삼가거나 교묘히 옹호하려 했고, 영화나 드라마 등 매스미디어에서도 여자의 이기적이고 몰상식한 모습을 "귀여운 모습"이나 "너그럽게 대해줘야 할 모습"등,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여주어왔다. 남녀갈등이 벌어지는 일이 생길 때마다 여성을 피해자의 위치에 둠으로서 "가해자에게 부당한 피해를 당하는 피해자"처럼 왜곡한 뒤 그 왜곡된 방향으로 논조를 펼치는 일도 자주 있어왔다. 이런것이 상습적으로 반복된다면, 과연 그게 정상적인 언론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을까.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한겨레 등 진보성향의 언론들은 더더욱 그런 몰상식의 길을 열심히 걸었다. "나는 여자편이다. (=그러니까 사회적 약자의 편을 드는 언론으로 보아줬으면 좋겠다)" 라는 점을 강하게 내세우고 싶었던 것인지, 균형감각과 일의 앞뒤에는 관심이 없이 무작정 여성을 약자로 내세우고 남성을 가해자로 선전하는데에 앞장서 오지 않았는가. 그 거짓선전을 위해서 동원된 것이 "취업난에 불안해하는 남성들의 혼란이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겨냥...." 운운하는 논리들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허깨비 같은 궤변은 아직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런 궤변 아니면 자신들의 억지를 합리화시킬 방도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도 알기 때문이 아닐까.

도둑의 도둑질을 나쁘다고 비난했다면, 그것을 가지고 "도둑과 일반국민 사이의 갈등을 조장했다"며 국민분열이라고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런데, 도둑의 출신지역을 들추고 그 지역적 특성을 침소봉대해서 "어떤 지역 사람들은 가해자다"라는 논리를 내세워 갈등을 부추기거나, 한술 더 떠서 도둑질을 하지도 않은 사람을 도둑놈이라고 거짓말을 하여 갈등을 일부러 부풀린다면, 그건 분열책동이다.?

그간 남녀갈등을 조장해온 언론의 행동이, 과연 어느쪽에 가까울까?

진보언론들은 그동안 한국의 민주질서 수립에 적지 않은 공로를 보태왔다. 그러나 그들이라고 무오류의 존재는 아니며, 그들이 벌어고 있는 큰 실수 중 하나가 이 남녀갈등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있었다. 현재 한국의 진보언론은, 그릇된 판단, 사실 은폐, 편파적 해석과정, 도착적 가치관 등의 수단을 통해 남녀갈등을 조장하였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진보언론들 및 진보단체, 진보성향 지식인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남녀갈등을 책동했다고 보는 것이 더욱 공정하지 않을까.

?(군사독재시절에 "친정부적인 모습"을 구현하자는 목적을 갖고서, 반독재 시위를 하던 학생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왜곡보도하던 언론이 있었다. 당시 그 언론의 그 모습이, 바로 지금 남녀갈등 상황에서 "여성편인 언론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남자들을 일방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으로 왜곡보도하는 진보언론의 모습이라고 보면, 지나친 의견일까?)

이렇게 남녀간의 불신이 계속 쌓여오던 중에 강남역 살인사건이 터졌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추모, 그리고 재발방지 및 안전한 사회의 건설이라는 주제는 이미 밀려났고, 남녀갈등과 싸움의 장이 열려버렸다. 그리고, 여자는 여자대로, 남자는 남자대로 상대에 대한 불신과 악감정이 쌓여있는 상태에서 그런대로 참아오던 둘의 마음이 마침내 작은 폭발을 일으킨 것이 지금의 사태가 아닐는지.

유감스럽게도, 당장 이 갈등이 해결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신을 차려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다들 이성에 눈을 뜰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한민국은, 지역갈등, 세대갈등, 기타등등에 더해서, 이제는 남녀갈등까지 겪어야 하는가.

왜 이렇게 필요 없는 싸움과 갈등을 계속 겪어야 하는가. 이성과 상식에 입각한 대화에만 성실하면 양측이 다 평화로울 수 있는 문제를, 왜 계속해서 이런 불편하고 우려스러운 갈등으로 겪어야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