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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자유게시판입니다.
 
작성일 : 06-07-25 19:06
자두 밭
 글쓴이 : long (211.♡.7.137)
조회 : 520,390  




며칠간 고향에 다녀 왔다.

늙으신 부모님께서 자두 수확이 힘이 드신 듯 해서..

자두에게는 지금이 가을인 셈이다.

올해는 장마에다 약을 잘 못 치셨다며 잎이 마르고 낙과된 것이 많다며... 걱정이셨다.

자두 밭에는 떨어진 붉은 자두들이 너무도 않았다.

아까웠다.

 

자두 밭에서 수확을 거들면서...

거기에는 우리네 인생이 그대로 들어 있음을 보았다.

 

간혹 가을에 딴다는 놈은 아직도 익지않고 푸른 것도 있었지만 대개는 붉게 익었다.

그 중..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다 지쳐서 이미 떨어져 버린 놈도 많았고.

하늘을 향해 자란 열매(분명 그런 놈도 있었다)는 나무 가지 위에 얹힌 채로 썪어버린 놈도 있었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떨어지지도 않고 매 달린 채 썩은 놈도 있으며

새가 쪼아 먹고 벌레가 표면을 갉아 먹은 놈도 있었다.

탐스러운 빛과 자태를 도둑맞고 가치가 현격하게 떨어져 버리지는 놈들이다.

과일들의 전략.. 동물들에게는 과육을 제공하고 먹은 동물들의 몸을 빌려서

멀리까지 소화되지않는 씨앗을 퍼트리려 한다..에서 도퇴당하는 신세가 된다.

얼마 전의 장마로 온 동네의 어른들께서 자두가 빠진 것이 많다며 걱정들이시다.

 

우리네 인간을 생각해 보자.

부모님들이 우리 자식들을 낳으신 뒤

따뜻한 손길로 쓸고 다듬고 병을 살피시려 자식의 뒤를 따라 다니신다.

그 덕에 우리네 자식들은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난다.

우리들은 그냥 성인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자연게에서는 살아남기가 힘들다.

사람이 수 없이 지켜주는 농토에서도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서는 수 많은 해충들과 새들의 공격

거기에서 상처받고 스러지는 작물들...

만약 지켜주는 인간들의 손길이 없었다면 더욱 아수라 장이었으리라.

우리네 부모님이 안 계셨다면 우리 자식들도 외적의 침략에 무방비로 당하여

참으로 살아 남기가 크게 어려웠으리라...

 

우리네 부모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들더이다,

우리네 조상님들께 절로 고개가 숙여지더이다.

 

조상님 그리고 부모님... 잘 지켜주시고 키워 주셔셔 정말 감사합니다.

 

생명을 주셨으니 이젠 저희가 부모님께 새 생명을 선물하도록 힘 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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