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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통

작성일 : 20-06-25 16:07

한은, "코로나 재유행, 최악 경제난에도 금융위기는 없다"

글쓴이 : 구지나

조회 : 2,341,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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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 1분기 민간부채 명목GDP 2배 돌파
- 가계·기업부채 가속페달
- 최악의 경우 기업 절반 돈벌어 이자갚기도 버거워
- 한은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 2차 대유행와도 금융시스템 붕괴 제한적

정규일(왼쪽)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0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은 제공)

[이데일리 김경은 원다연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부동산가격 재상승으로 민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충격에 견딜 체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의 부실화가 발화점이었던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트라우마가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실물경제 침체가 금융기관의 부실로 전이되면 경제 정상화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가정할 수 있는 최악의 실물경기침체가 와도 금융위기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행은 24일 ‘2020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금융기관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우리 경제가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더라도 금융위기로 전이될 위험은 낮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은 코로나19 재유행이 오더라도 감내할 수 있는 복원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실업 쇼크 6개월만에 29만가구 빚 33.6조 폭탄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민간신용(가계+기업)을 명목GDP로 나눈 비율은 201.1%였다. 민간부문의 부채 규모가 우리나라가 번 돈의 두 배를 넘어섰다. 직전분기(197%)와 비교하면 4.1%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민간 신용 비율의 증가속도는 주요국 가운데 매우 가파른 편이다. 특히 가계 부문의 신용 증가속도는 지난 21일 국제결제은행(BIS)가 공개한 세계 43개국 가운데 1위였다. 지난해 4분기 기준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95.5%로 직전 분기 보다 1.6% 상승해 홍콩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노르웨이(1.0%포인트)·중국(0.8%포인트)·벨기에(0.8%포인트)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충격의 불확실성이 더해지면 채무를 갚기 힘든 악성 부채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실업상태가 외환위기 수준(실업 증가폭 상용직 3.7%포인트, 임시일용직 12.3%포인트)으로 6개월정도 지속하면 임금근로자 28만9000가구는 버티지 못해 금융부채 33조6000억원이 부실화될 위험이 있다고 한은은 추정했다. 자영업 가구 역시 사업소득 감소로 18만4000가구의 금융부채 37조원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충격이 올해 내내 지속되면 기업 재무건전성도 악화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의 비중이 50.5%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2곳 중 한 곳은 한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단 의미다. 또 같은 상황에서 기업의 유동성 부족 규모는 54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정규일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코로나19로 확대된 유동성이 가계나 기업 자금조달 여건 개선으로 이어졌지만, 부동산과 자산시장으로도 상당부분 유입됐다”며 “실물경제와 자산시장 괴리가 지속되면 금융시스템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므로 실물시장으로 연결해야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재유행해도 금융위기 가능성 낮아

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금융시스템이 붕괴하는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강도의 은행자본규제를 도입하면서 안전망이 마련돼 있고, 정책당국의 신용경색에 대한 대응 능력이 아직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대응과정에서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15.33%로 전년 말(15.89%)보다는 하락했다. 그럼에도 바젤Ⅲ 기준 총자본비율 규제기준인 10.5%를 크게 웃돌고 있다. 유동성 지표인 원화 및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역시 4월말 각각 109.4%, 127.8%로 규제기준(각각 100%, 80%)을 넘는다.

한은이 통합 스트레스테스트 모형(SAMP)을 활용해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도 모든 업권이 규제비율을 웃돌았다. 이는 우리나라가 미래에 발생 가능한 경제성장률 하위1%에 해당하는 수준인 -3.2%의 성장률을 가정했을 때다.

금융기관 임직원 81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은 96%가 보통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초기 방역과 외환시장 불안에 대한 정책당국의 적절한 대응과 글로벌 수준의 자본 및 유동성 안전망이 확충된 것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이나 해외투자 비중이 높은 보험사, 증권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은 코로나19의 시스템 리스크 전파경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다.

민좌홍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극단적인 가정하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금융위기로 비화할 가능성은 낮지만,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코로나19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시스템 리스크 우려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김경은 (ocami8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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