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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출시된 ‘올 뉴 렉스턴’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용차(003620)가 이례적인 판매고를 올린 모델이다. 출시 전 사전 계약만 3800대를 넘었고, 올해 1~2월에도 1440여대가 판매됐다. 기존 모델인 G4렉스턴의 디자인을 확 바꾼 것은 물론 주행 성능도 강화하는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덕분이다. 가수 임영웅을 모델로 써 '임영웅 차'로도 불린다.4년 전 출시된 기존 G4렉스턴은 넓은 실내공간 덕분에 출시 초기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현대차(005380)팰리세이드와 기아 모하비 등 거대한 외관을 자랑하는 경쟁 모델이 등장하면서 렉스턴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특히 큰 덩치에 비해 외관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평가가 나왔다.올 뉴 렉스턴./쌍용차 제공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신차 수준의 변화를 준 올 뉴 렉스턴은 한눈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위용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렉스턴 특유의 장엄한 위용과 함께 세련된 느낌을 준다. 덩어리째 절삭 가공된 라디에이터 프레임의 견고하고 단단한 이미지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넓은 실내 공간은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은 차박이나 차크닉을 즐기기에 충분했고, 주행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서울 도심에서 출발해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차크닉을 즐기고 돌아오는 여정으로 120㎞ 정도 구간을 시승해봤다.올 뉴 렉스턴은 기존 4기통 2.2ℓ 디젤 터보엔진의 출력을 높였다. 기존 187마력에서 202마력으로 최대 출력이 15마력 정도 증가했다. 최대토크 역시 45.0kg.m로 약간 증가했다. 경쟁 모델에 비하면 출력과 토크가 다소 떨어지지만 오르막길을 오르거나 험로를 주행할 때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올 뉴 렉스턴./쌍용차 제공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가볍게 속도를 높였고 주행감은 안정적이었다. 노면이 울퉁불퉁한 험로를 지나거나 모래가 푹푹 빠지는 길을 비교적 쉽게 지났고, 차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올 뉴 렉스턴에 새로 적용된 차동기어 잠금장치(LD) 덕분이다. 지상고가 높아서 방지턱이나 큰 돌맹이 같은 장애물이 있어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기존 7단 자동변속기가 8단으로 변경됐는데, 다단화를 통해 효율이 향상됐을 뿐 아니라 변속감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주행 중 소음도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쌍용차는 언더보디에 방진고무를 활용한 10개의 보디마운트와 펠트 소재 휠하우스 커버 등을 통해 노면 소음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연비는 11.6km/ℓ(복합)로 이전 모델보다 10% 정도 향상됐다.올 뉴 렉스턴 내부 모습./쌍용차 제공주행 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구동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운전자 오른쪽에 위치한 변속기 뒤에 구동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다이얼이 있는데, 평소에는 승차감과 연비가 좋은 후륜으로 차량을 구동하고, 운전자가 사륜구동 모드를 선택하면 구동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했다.해수욕장에 도착해 주차한 후 2열 시트를 접고 트렁크를 열었다. 2열 시트를 접었을 때 트렁크 바닥과 완전히 평탄화되지 않는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지만 상당한 공간이 확보됐다. 올 뉴 렉스턴의 기본 적재공간은 820ℓ로, 골프백을 가로로 4개까지 수납할 수 있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이 공간이 1977ℓ로 확장된다. 성인 남성이 누워도 충분할 정도다.트렁크 양옆에 마련된 수납공간은 활용성이 높았고, 뒷좌석에 있는 두 개의 USB포트(12V 파워아울렛)도 야외 활동을 즐길 때 유용했다. 렉스턴은 요트와 트레일러 등 3t까지 견인할 수 있다.2열 시트를 접고 트렁크를 연 모습./연선옥 기자안전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능동형 주행안전 보조기술인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 등 다양한 주행안전 보조 시스템이 도입됐다. 차로 변경 시 후측방 차량과의 충돌 위험을 경고해 주는 후측방경고(BSW)와 원래 차선으로 유지시킴으로써 사고를 방지하는 후측방 충돌보조(BSA) 기능도 적용돼 주행 편의성이 높았다. 후측방 접근 물체와 충돌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긴급 제동해 사고를 예방하는 후측방 접근 충돌 보조(RCTA)와 하차 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탑승객안전하차경고(SEW)도 적용됐다.올 뉴 렉스턴 가격은 럭셔리 3700만~3750만원, 프레스티지 4150만~4200만원이다. 전용 20인치 검정색 휠과 스웨이드 인테리어가 적용된 ‘더 블랙’ 트림은 4950만~5000만원이다.[연선옥 기자 actor@chosunbiz.com]▶네이버에서 '명품 경제뉴스' 조선비즈를 구독하세요▶'못난이 자동차' 놀림받던 日 스바루의 성공 비결▶계속되는 車 반도체 부족 여파… "2분기가 더 문제"저작권자 ⓒ 조선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